
얼마 전 한국 최고의 대중음악 작곡가 故 이영훈의 10주기 추모 콘서트가 있었다. 한국의 팝 발라드라는 새로운 장르를 개척한 그의 주옥같은 명곡들 중 광화문 연가’와 ‘옛사랑’이 유독 더 눈길을 사로잡는데, 광화문이라는 공간을 배경으로 가슴 저미는 애틋한 사랑이야기에 사람들의 관심을 묶어두는 힘이 있다. 광화문 앞에는 이영훈의 노래비가 있다.
공간을 바꾸어 대구 방천시장에는 ‘김광석 거리’가 있다. 2010년 방천시장 정비 사업의 하나로 시장 골목길에 조성된 거리는 김광석이 어린 시절을 보낸 곳으로 이제 전국적인 유명세를 보이고 있다. ‘서른 즈음에’, ‘이등병의 편지’ 등 그의 대표곡과 함께 청춘을 보낸 그의 팬들이 관광자원이 빈약해 보이는 대구시를 방문하여 그의 모습이 그려진 벽화를 배경으로 사진 찍고 그의 음악을 배경으로 원두커피를 마시고 있다 한다.
인간은 문화와 예술을 창조하고 즐길 줄 안다. 사람들은 이영훈의 노래를 굳이 광화문에서 듣고, 김광석의 노래를 김광석 거리까지 와서 청취하는 수고를 마다하지 않는 이유다. 이를 콘텐츠의 힘, 스토리텔링의 승리라고 감히 표현하고 싶다.
평창 동계올림픽 개폐막식에서 4차 산업혁명을 상징하는 드론이 날아다니지만 우리가 감동하는 것은 드론이 만들어내는 거대한 오륜기와 수호랑의 귀여운 모습이며, 컬링 여자 국가대표팀이 일으킨 값진 선전이다. 또한 국민적인 관심은 은메달 획득보다 시골 소녀들의 정겨운 사투리와 영미와 친구들이 컬링을 시작하게 된 계기 등의 스토리가 평범해서 오히려 차별적이다. 가히 문화, 콘텐츠, 스토리가 경제적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시대의 흐름이 주류가 된 듯하다.
앞으로 우리 농업이 나아가야 할 길로 농업의 6차 산업화를 자주 언급한다. 자연에서 생산하고(1차), 이를 원료로 식품을 가공·제조하고(2차), 농촌을 즐기고 체험할 수 있도록 하는 것(3차)이다. 지극히 바람직한 방향이며, 농촌지역도 효율적이고 경쟁력 있는 농업과 농촌을 만들기 위해 스토리텔링으로 고부가가치를 창출하는 산업과 지역이 되었으면 한다. 컬링 대표팀의 고향 경북 의성군은 ‘갈릭걸스’ ‘영미’ ‘한국 컬링의 메카’ 등을 활용하여 1차 마늘생산, 2차 마늘즙·마늘치킨·마늘햄 제조, 3차 마늘 농장 및 컬링 체험코스(3차) 등을 융합하여 지금보다 더 멋진 스토리로 우리를 기쁘게 해줄 것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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