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한의 원년 10월 유방은 진나라 군사를 격파하고 수도 함양에 입성했다.
유방은 진의 호화스런 궁전(아방궁)에서 수많은 재보와 수천의 미녀들을 보고 그곳에서 떠나고 싶은 생각이 없어졌다. 주저하는 유방을 보고 수하 장수인 번쾌가 “이 많은 재보와 미녀야말로 진이 망한 원인입니다. 여기서 머물러서는 안됩니다”라고 간했다.
장량도 “여기까지 이를 수 있던 것은 진나라가 무도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여기서 즐기고 있으면 진나라의 전철을 밟게 됩니다. 부디 돌아가십시오”하고 간곡하게 말했다. 이말에 따라 유방은 마침내 물건하나 손대지 않고서 봉인을 하고 성밖으로 물러나 진을 쳤다.
그리고 여러 지방의 노인과 유명 인사들을 불러 놓고 “여러분은 그동안 오랫동안 진의 가혹한 법률로 고생이 많았다. 나는 여러분을 위해 해를 제거하고자 이곳에 온 것으로 횡포한 짓을 할 생각은 없다. 나는 여러분과 약속한다. 법은 3장 뿐으로 나머지 진나라 법률은 전부 폐기한다. 즉 사람을 죽인 자는 사형에 처한다. 사람을 상하게 한자, 물건을 훔친 자는 그 정도에 따라 벌한다. 이 세가지 뿐이다”라고 했다.
진의 궁전을 다 태우고 재보와 미녀를 다 자기 것으로 해버린 항우는 결국 유방에 패해 오강에서 자살하고 만다.
요즈음 경제 민주화를 위해 여러 가지 법들을 새로 만들고 이전의 법들을 고치느라고 야단법석이다.
유방의 법 3장처럼 간편하게 경제민주화를 이룰 지혜는 없을까. 하기야 요즘 세상은 2,200년전 보다 훨씬 복잡다단하니 공연한 헛염불인지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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