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9일 KBS-TV ‘아침마당’ 프로에 농협중앙회 강호동 회장이 출연해 ‘한국인의 밥심, 쌀 이야기’ 특별 강연이 있었다. 아래 내용은 강연주제를 요약한 부분이다.
밥은 우리 한국인에게 단순히 허기진 배를 채우는 음식이 아니라 그 이상의 마음을 나누는 매개체입니다. 그래서 ‘한국인은 밥심으로 산다’라고 합니다.
그래서 오늘은 한국인의 힘의 원천이자 한국인의 삶에서 떼어낼 수 없는 쌀에 대한 이야기를 나눠보려고 합니다. 옛날에는 쌀이 귀해서 양반은 쌀밥을 먹고 평민은 보리나 다른 곡식을 섞어 먹는 등 우리 조상님들은 분명 밥을 많이 먹었습니다.
조선 후기 우리나라에 들어온 선교사나 서양인들은 우리 한국인의 밥상을 보고 놀라곤 했습니다. 밥그릇의 크기와 그릇 속에 담긴 밥의 양이 어마어마하게 많았던 것입니다.
저희 부모님 세대 이야기를 들어보면 쌀이 부족해서 못 먹던 시기도 있었습니다. 제가 나고 자란 60년대에는 쌀이 정말 귀했습니다
70년대에 중·고등학교를 다니신 분들은 혼·분식 장려 운동을 생생히 기억하실 겁니다. 주식인 쌀의 소비량을 줄이기 위해 여러 잡곡을 섞어서 먹거나 밀가루 음식을 먹는 것을 장려한 운동입니다. 학교에서 학생들 도시락도 검사를 했는데 도시락 밥의 30% 이상이 무조건 잡곡이어야 했습니다. 이를 어기면 선생님께 혼나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식생활만 개선하면 쌀의 부족도 없애고 우리 건강도 좋아지는 1석 2조의 효과가 있다는 사실을 강조합니다. 혼분식 장려 운동은 결국 쌀이 부족해서 시작한 것입니다.
그 당시 베이비 붐으로 인해 인구는 크게 증가했으나 쌀의 생산량이 미처 따라가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이런 혼분식 장려 운동은 한국인의 입맛을 확 바꿔 놓았습니다.
또한, 급격한 산업화를 거치며 빵과 면의 소비가 크게 늘게 되었고 식생활이 급속도로 서구화된 것입니다. 서양식 식단은 세련되고 우수한 반면 전통 식단은 촌스럽고 뒤떨어졌다는 인식이 확산된 것도 이때 쯤입니다.
이러한 식습관의 변화로 인해 영양실조와 저체중에 시달리던 한국인들은 어느새 심혈관 질환과 당뇨, 비만을 걱정하기에 이르렀습니다.
현재는 실제로 1인당 쌀 소비량이 확 줄었습니다. 1인당 연간 쌀 소비량이 70년대에는 136kg, 90년대에는 110kg, 2023년에는 급기야 56kg로 줄어 덜었습니다.
그 이유는 우선 먹을 것이 많아졌다는 것입니다. 특히 육류 소비량이 많이 늘어 돼지와 소, 닭고기 등 3대 육류 소비량이 1인당 60kg로 쌀보다 많아졌습니다.
단백질과 지방을 많이 섭취하는 ‘저탄고지’ 식단이 유행하면서 밥을 적게 먹는 사람들이 늘어난 것입니다. 다이어트를 위해 탄수화물 피해야 한다는 생각과 빵이나 고기 위주의 서구화된 식습관이 쌀 소비가 줄어드는 가장 큰 이유로 꼽히고 있습니다.
아침을 거르는 사람이 많아지고 인스턴트 간편식이나 외식이 집밥을 대신하면서 가정에서 밥을 먹는 일이 점점 줄어들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렇게 밥을 덜 먹는 것에 대해 영양 전문가들은 걱정을 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쌀에 대한 오해를 풀기 위해 제가 ox 퀴즈를 준비해 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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